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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멘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한 달 동안 가끔 Trade 팀원들이 일손이 필요하면 Labour 팀원 중 한두 명을 데려가곤 했어요. 주로 전기 배선 작업이나 구조물을 설치할 때 옆에서 도와주는 일이었는데, Trade 팀원들에게는 일상이겠지만, 내게는 모든 게 새로운 경험이라 기회가 생길 때마다 적극적으로 나를 써달라며 나섰어요.


   처음에는 일이 어떤 순서로 진행되는지 몰라서 시키는 대로만 움직였는데, 이마저도 경험이 적어 용어를 헷갈리거나 오더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 실수를 자주 저질렀어요. 함께 일하던 팀원이 직접적으로 화를 내진 않았지만, 실수하고 나면 내 스스로 작아지고 자신감이 사라지는 건 어쩔 수 없었어요. 무엇보다도 실수는 다시 안 저지르면 되는 거지만, Trade 팀원이 내게 거는 기대치가 점점 낮아진다는 느낌은 견딜 수 없이 힘들었어요.


   가끔 일이 계획대로 안 풀릴 때가 있는데, 마음은 뭔가 아이디어를 내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지만, 현실은 아는 게 없어 함께 일하는 팀원이 다른 방법을 찾아낼 때까지 눈만 멀뚱멀뚱 뜨고 있어야 하는 내 자신이 너무 가치 없게 느껴졌어요.


   여태껏 주도적으로 나서서 일을 해결하는 삶을 살아왔는데, 이곳에서는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이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도움을 구해야 한다는 사실이 날 너무 힘들게 했어요. 도움을 받는 것보단 주는 게, 그리고 격려보단 칭찬을 받는 게 더 편했던 내 삶에 정말 큰 변화가 있었던 시기였어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다는 게 힘들 거라곤 예상했지만, 스스로 엄격한 잣대를 가지고 있는 내게는 일이나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보다 내 자신이 이해할 수 없을 만큼 작은 위치에 있다는 게 용납되지 않았어요.


누구나 첫 시작은 힘들지

   만약 누군가가 나를 계속 헬퍼로 데리고 다니며 가르쳐 준다면, 곧 잘 따라 할 자신이 있었는데 내게는 콘크리트(시멘트) 보수라는 메인 프로젝트가 있었고, Trade 팀원들도 헬퍼가 매일 필요하진 않았어요. 또한, 이곳은 학교가 아닌 직장이니 일방적인 배움을 기대하기보단, 일하며 스스로 경험을 쌓는 방법을 찾아내야 했어요.


   제한적으로 주어진 배움의 기회를 최대한 살리고 다음에 또 접하게 되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Trade 팀원과 함께 일하며 알게 된 정보는 무조건 수첩에 받아적고 집에 돌아오면 유튜브와 구글을 이용해 추가로 더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가끔 해결하지 못한 궁금증이 있으면 팀원들에게 물어보았고 고맙게도 대부분 친절히 설명해주었어요.


   내가 절실히 노력하는 게 눈에 보였는지, 도움이 필요할 때면 다른 Labour 팀원들보다도 나를 먼저 찾아주기도 했어요. 이 과정에서 Trade 팀원들과 이야기도 많이 주고받으며 어색함을 없애고 더 가까워질 수 있었어요. 이렇게 조금씩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마음의 안정을 찾아갈 때 즈음, 지금의 빛나는? 내가 될 수 있게 해주었던 제안을 Farm Manager로부터 받았어요.



다음 글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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