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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스 앤 홀시스(Fools & Horses) 인터뷰 후기 & 거절
   위니펙 브로드웨이에 있는 Fools & Horses 카페는 오래전부터 눈여겨보며 일하고 싶다고 생각하던 카페 중 하나예요.

   그 이유는 이곳에서 만들어내는 커피의 퀄리티가 높다고 생각했고 이를 위해선 바리스타의 개인 능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만약 이곳에서 일하게 된다면 내가 가진 능력을 더 발전시킬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무엇보다도 바텀 리스를 사용하는 머신은 아직 경험해본 적이 없으므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Fools & Horses가 포크스 마켓에 2호점 오픈을 앞두고 있으므로 곧 직원을 더 뽑을 거라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어요. 아니나 다를까 며칠 후 카페의 공식 인스타그램에 Hiring 글이 올라왔다는 정보를 Jinny가 전해주었고 기다려왔던 만큼 신중을 가해 레쥬메와 커버 레터를 다듬어 지원했어요.

   지원 후 제법 시간이 흘렀는데도 인터뷰 연락은 오지 않았어요. 카페 수가 워낙 적기 때문에 운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위니펙에서 카페 일은 구하기 힘들고 풀타임 기회도 잡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고 새로운 기술을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OFE에 참석하기 시작했어요. OFE에 등록을 마치고 직업 코치와 상담하기 위해 테스트를 본 날 카페에서 인터뷰를 보고 싶다는 연락이 왔어요. 그때 당시에는 OFE에서 아무런 교육이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인터뷰에 참석하기로 했어요.

   인터뷰를 준비하기 위해 카페를 조사하고 인스타그램, 페이스북도 모두 읽어보았어요. 그리고 예상 질문과 답변도 새롭게 만들어 연습했어요.

Photo - Ben Rogers


 


   인터뷰는 카페에서 두 명의 인터뷰어와 진행되었어요.

" 캐나다에 언제 왔니? "
" 위니펙은 어떻게 생각하니? 마음에 드니? "
" 한국에는 이렇게 눈이 많이 오지 않니? "
" 왜 우리 카페에 지원했니? "
" Customer Service 관련 일을 해본 적 있니? "
" 카페에서 일해본 적 있니? "
" 바쁜 환경에서 일해본 적 있니? "
" 일하면서 즐거웠던 경험이 있니? "
" 손님을 다루는 특별한 기술이 있니? "
" 이전 직장에서 일할 때 어떤 점이 힘들었니? "
" 커피에 관심이 많니? "
" 커피에 관해 어떤 경험이 있니? "
" 커피에 대해 공부해 본 적 있니? "
" 어떤 커피 도구를 사용해 봤니? "
" 라떼 아트를 할 줄 아니? / 어떤 것들을 만들 수 있니? "

   이때까지 참석했던 인터뷰 대부분은 질문을 받고 대답하면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는데 이곳에서는 내 대답을 듣고 그 대답에서 궁금한 점을 추가로 물어봤어요. 내 대답을 경청해주는 게 고마웠고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흥미를 느끼고 있던 커피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즐거웠어요.

   인터뷰가 끝날 때 즈음 고용될 경우 받게 될 급여와 어떤 사람을 고용하고 싶은지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었어요. 단순히 질문만 주고 받는 인터뷰가 아니라 이 카페가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사람을 뽑으려 하는지 설명해 주어서 지원자로서 존중받는 느낌을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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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 인터뷰를 다녀온 후에도 계속해서 OFE에 참석했고 커리어 코치와 면담 후에 캐나다 구스와 연계된 재봉틀 활용 기술을 배울 기회를 얻었어요. 항상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면서 실천할 방법을 몰랐는데 이번 기회에 도전해보기로 마음먹었어요. 그리고 캐나다 구스 공장 견학을 다녀온 후 나중에 카야에게 예쁜 가방을 만들어 주기로 약속했어요.

   OFE에서 캐나다 구스 이론 트레이닝을 받기 시작하고 한 주가 지난 시점 카페에서 고용하고 싶다는 연락이 왔어요. 카페에서 제시한 조건대로 일주일에 35시간만 일한다고 가정해도 기본 시급이 높아 캐나다 구스에서 40시간 풀타임으로 일하는 것보다 훨씬 웃도는 급여를 받을 수 있었어요. 거기에 카페치곤 제법 두둑한 팁도 더해지므로 정말 좋은 조건이었지만, 이미 새로운 경험을 하기로 다짐하고 발을 들여놓았으니 캐나다 구스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다른 곳에서 이미 오퍼를 받아 트레이닝을 받고 있으니 아쉽지만 제안을 거절하겠다고 대답했어요.

   카페에서 인터뷰를 본 후 조금만 더 빨리 연락이 왔더라면 분명 지금과는 다른 결정을 내렸을 거예요. 하지만, 이미 다른 방향으로 목표를 정하고 시작을 했으니 중간에 포기하고 싶진 않아요.

제 선택을 믿고 열심히 노력해서 카야에게 예쁜 가방을 만들어 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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