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캐나다에 살기로 한 이후 카야와 매년 겨울이면 서로에게 지난 1년간 고생했다는 의미로 선물을 주고 있어요.

14년에는 비행기 티켓, 15년에는 가구와 커피 머신, 16년에는 빔프로젝터와 스피커, 17년에는 휴대폰, 노트북, 키보드 그리고 헤드셋을 주고 받았어요.

기간을 겨울로 정한 이유는 블랙프라이데이나 박싱데이처럼 큰 할인이 적용되는 이벤트가 있기도 하고 선물을 받게 되면 추운 겨울도 행복한 마음으로 버텨낼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갖고 싶은 게 생겨도 구매하기 위해선 겨울까지 기다려야 하므로 한 번 더 정말 필요한지 생각해볼 수 있고 또 다른 좋은 옵션이 있는지 비교해 볼 수 있어서 더 합리적인 소비를 하게 되어서예요.

-



몇 주 전부터 목이 빠져라 기다리던 블랙 프라이데이가 드디어 찾아왔고

구매 과정에서 크고 작은 탈이 있긴 했지만,

결국엔 마음에 두고 있던 물건을 모두 사는 데 성공했어요.

- -



세금아.. 세금아..

상품을 구매할 때 붙는 세금에 대해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아직까진 완전히 익숙하지 않은 것 같아요.

마치 mile과 km 혹은 lb와 kg 같은 느낌?

상품 금액에서는 안 보이다가 최종 결제화면에서 추가되는 세금은

적은 돈을 쓸 때는 크게 와닿지 않지만,

큰돈을 쓸 때는 상상하지 못했던 엄청난 금액이 붙는 느낌이 들게 해요.

주마다 세율이 달라 미리 상품 금액에 세금이 더해진 금액을 표시할 수 없는 거라면,

온라인 샵을 방문할 때 미리 세율을 설정한 뒤 세금 후 가격을 볼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되면, 나중에 세금이 붙는 문화가 몸에 배지 않은 소비자에게는 아주 큰 도움이 될 거예요.

/

가격이 저렴해 보이게 하려는 가격 끝자리 99 설정과 결제 창에서 세금이 합산된 가격을 보게 되는 두 콤보를 당하니, 제법 큰 카운터 펀치를 맞는 기분이 들었어요.

예를 들어 상품의 가격이 $2,599라 하면, 소비자의 머리에선

'흠, $2,500대면 나쁘지 않군.'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 결제 가격은 $2,937이 돼요.

평소에 주로 식료품을 사므로 세금에 대해 큰 부담이 없었는데,

잊고 있던 13%의 세금의 힘은 굉장해요.

- - -



아마존 판매자의 거짓 리뷰!

한국에서 최근 많이 이슈화된 '댓글 부대'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면서 이제는 TV나 라디오, 신문 등에서 정보를 얻는 것보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정보를 얻는 게 더 당연시되었어요.

그리고 예전엔 사고자 하는 상품이 있으면 직접 매장에 가서 만져보고 사용해보았지만,

요새는 인터넷으로 리뷰를 찾아보는 게 더 일반적이에요.

그러다 보니 당연히 인터넷을 통한 마케팅이 활발히 발달하기 시작했고 그 어두운 면에는 꾸준히 성장하는 거짓 리뷰(댓글 부대)가 있어요.

휴대폰 스크린 보호 필름을 사기 위해 아마존에서 검색을 해보았는데,

생각하던 가격대에 세네 가지 상품이 있었어요.

세부 기능은 조금씩 차이가 있었지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필수 기능은 모두 충족하고 있었기에 각 상품의 리뷰를 읽어보고 대부분 만족한다는 리뷰가 달린 상품을 최종적으로 결정하고 주문했어요.

/

보호 필름이 곧 도착한다는 메일을 받고 휴대폰 보호 필름 부착 방법에 대해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찾아보고 있었어요.

그런데, 유튜버가 리뷰하는 보호 필름 중에 구매 고려 대상이었던 보호 필름은 가끔 포함되어 있었지만, 정작 구매한 제품은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어요.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상품을 구글링해보고 아마존에도 다시 들어가 알아본 결과 그 상품에 달린 모든 댓글은 허위로 작성된 거짓 리뷰였어요.

왜 이렇게 허술하게 관리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상품의 리뷰 작성은 해당 상품을 구매하지 않았더라도 누구나 작성할 수 있도록 설정되어 있어요.

물론, 상품을 구매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아이디 하단에 뜨는 'Verified Purchase' 마크로 확인할 수 있지만, 아마존을 처음 이용하거나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알아채기 힘들 거예요.

/

판매자의 정당하지 않은 행동에 불쾌함을 느껴 해당 상품은 취소하고 "진짜 구매자"가 남긴 리뷰가 있는 상품을 선택해 주문했어요.

- - - -



배송지 변경 불가??

블랙프라이데이 플라이어(전단지)를 모두 비교해보고 가격이 가장 저렴한 곳에서 주문하다 보니 한 곳이 아닌 다양한 매장에서 주문하게 되었어요.

주문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좋았겠지만, '허위 리뷰'와 '잘못된 배송지 기입' 등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해 고객 서비스 센터에 지원을 요청하는 일이 발생했어요.

아마존은 환불이나 주문 취소 혹은 변경 등을 큰 어려움 없이 진행할 수 있어요.

심지어 고객 서비스 센터에 요청하지 않아도 'Your orders' 페이지에서 몇 번의 클릭만으로 요청할 수 있고 대부분 추가 요금도 발생하지 않아요.

하지만, 스테이플스는 이런 요청을 하기 위해선 고객 센터의 지원을 받아야 해요.

물론 아마존과 비교하면 작은 회사라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중요한 건 서비스 센터의 일 처리 능력도 만족스럽지 않다는 거예요.

작년에도 빔프로젝터를 사면서 결제가 제대로 되지 않아 서비스 센터와 트러블이 있었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문제가 발생했어요.

상품 결제를 마치고 넘어가는 창에서 결제 내역을 보는데 배송지 주소가 잘못되어 있다는 걸 확인했어요.

그래서 바로 고객 서비스 센터에 연락해 틀린 주소를 기입했으니 이 주소로 업데이트해주길 부탁한다고 했으나 돌아온 답변은 '배송지 주소는 우편번호가 같아야만 수정해 줄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변경 불가하다.'였어요.

잘못 기입한 곳과 실주소는 걸어서 불과 10분 거리라고 말하며 수정해줄 수 없냐고 한 번 더 물으니 정책상 바꿔줄 수 없다고 대답했어요.

물론 가장 큰 잘못은 주소를 한 번 더 확실히 확인하지 않은 내게 있지만, 이미 배송이 시작된 것도 아니고 주문하자마자 수정을 요청했는데도 불가하다는 대답을 들으니 이건 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결국, 주문을 취소했고 온라인 매장에서는 상품이 다 팔리고 없어 오프라인 재고 검색을 통해 운 좋게도 집 근처 스테이플스에서 딱 1대 남아 있던 상품을 사 왔어요.

/

내 실수로 불편함을 겪긴 했지만, 배송을 기다리지 않고 노트북을 바로 살 수 있어서 시간상으로는 더 이득을 본 셈이 되었어요.

- - - - -



느긋한 캐나다 그리고 Pending

한국의 '빨리빨리'문화에 아주 익숙한 사람으로 캐나다의 느긋한 문화는 적응이 되는 듯하면서도 아직은 완전히 받아들여지지 않아요.

한국에서는 거의 경험하지 못했던 'Pending'이란 단어는 캐나다에 온 이후로 수없이 봐오고 있어요.

주로 'Pending'은 비자와 관련해서 날 괴롭혀 왔지만, 이번엔 신용카드 결제금 Pending이 날 괴롭혔어요.

신용(크레딧)을 쌓기 위해 약 1년 전부터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하고 있는데, 사용 금액에 비례해 포인트도 적립되어서 자연스레 모든 결제를 신용카드로 하게 되었고 큰 지출이 생길 때를 대비해 사용 한도도 높게 설정해 두었어요.

일반적으로 신용카드 사용 한도를 설정할 때 이와 같은 금액을 입출금 통장에 배치하고 유지해야 하므로 그만큼 돈이 묶이게 되는데,

현금의 유동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한 달간 총지출량은 크더라도 한 번에 사용하는 돈의 액수가 작다면, 한도를 높게 잡지 않고 카드 결제일이 되기 전에 중간 페이(Current Balance Pay)를 하면서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에요.

단, 중간 페이를 하기 위해선 Pending Transactions 상태에 있던 결제 금액이 승인(Posted Transactions)이 나야 해요.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Pending Transactions 상태로 영업일 기준 3~5일 정도 잡혀있다가 승인이 나므로 그 기간에는 남은 사용 한도(Available Credit)는 줄어들지만, 중간 페이를 통해 다시 한도를 늘릴 수 없어요.

이런 결제 승인 방식은 평상시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지만, 블랙프라이데이나 박싱데이같이 단기간에 지출이 많이 늘어난 경우에는 문제가 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신용카드 한도를 $5,000로 설정해 두었는데 $2,599, $1,799, $1,199로 가격이 책정된 세 가지 물품을 산다고 가정했을 때, 물품 구매 사이에 텀이 충분히 있다면 중간 페이로 미리 갚아 버리고 Available Credit을 다시 늘릴 수 있지만, 세 가지 상품을 3일 이내에 사려 한다면, 먼저 구매한 상품이 Pending Transactions 상태에서 넘어가지 않을 것이 예상되므로 신용카드로 결제할 두 상품을 정해 결제하고 나머지 하나는 구매를 미루든지 혹은 데빗으로 결제해야 해요.

물론 큰 지출이 예상된다면 미리 은행에 연락해 일시적으로 사용 한도를 늘리는 방법도 있어요.

/

블랙프라이데이를 기다리며 미리 상품의 가격을 확인해 놓았지만, 예기치 못하게 인터넷 요금과 보험료가 빠져나가며 사용 가능 한도에 살짝 계산 착오가 생겼어요.

게다가 카야가 갖고 싶어 했지만 플라이어 할인 품목에 없어 박싱데이에 사려고 미뤄 두었던 키보드가 큰 폭으로 할인하고 있어서 이것 역시 구매 항목에 추가하느라 예산이 초과 되어버렸어요.

사용 가능 한도액을 다시 확인 해보니, 3일 전에 장 보면서 결제한 금액이 Pending으로 잡혀 있어 이것만 승인 난다면 중간 페이를 통해 살 수 있었지만, 애석하게도 하루를 더 기다려도 여전히 Pending에서 상태가 변하지 않았어요.

할인이 어제까지라 결국 신용카드 포인트는 포기하고 데빗으로 결제해야만 했어요.

 - - - - - -



무쪼록 이렇게 2017년 카야와 내 선물은 모두 구매 완료했어요.

과정이 매끄럽지만은 않았지만, 그래도 지난 몇 주간 무얼 사야 할지 알아보며 가격 비교 사이트, 리뷰 사이트, 리뷰 영상 등을 방문/찾아보며 들였던 노력을 생각하니 나름대로 뿌듯한 구매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미 배송이 완료된 상품도 있고 2주를 더 기다려야 배송이 완료되는 상품도 있지만, 벌써 마음은 설렘으로 가득 차 따뜻해졌어요.

이 온기로 이번 겨울도 무난히 살아남을 수 있을 거예요.

/

가끔 카야와 앞으로의 삶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며 계획을 세우곤 하는데, 2019년에는 우리의 삶에 큰 변화가 있을 예정이에요.

그래서 '2018년 서로에게 주는 겨울 선물'은 건너뛰기로 했어요.

그게 이번에 제법 많은 돈을 지출한 이유이기도 해요.

 - - - - - - -

어떤 변화인지 궁금하시다면, 2019년 겨울이 찾아올 때까지 '큰일 할 남자' 블로그 혹은 카야의 블로그를 계속해서 구독해주세요! :)

/

이미 찾아온 홀리데이 시즌! 모두의 일상이 평소보다 더욱 좋은 일로만 가득 차길 진심으로 바라요!! 모두 행복하세요!! :)


" 블랙프라이데이 쇼핑을 마치며 | 2017년 서로에게 주는 겨울 선물 " - 2017년 11월 25일 작성된 글입니다.

반응형
댓글
반응형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