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OFE Essential Skills Assessment | 직업 필수 능력 평가

35. OFE Essential Skills Assessment | 필수 능력 평가

   위니펙에 거주하는 실업자를 대상으로 구직 관련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OFE에서 첫날 했던 것은 고객 등록과 간단한 1:1 사전 상담이었어요. 그 후 본격적인 구직 상담에 앞서 일하는 데 필요한 여러 가지 능력을 평가하는 'Essential Skills Assessment'를 예약을 했어요. 상담 직원에게 이 테스트에는 간단한 도표/그래프 분석 문제와 수학, 읽기 문제가 포함되어 있지만, 크게 어렵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하지만, 모든 것이 영어로 진행될 것을 알기에 아무리 쉽다고 해도 긴장을 풀 수 없었어요.

   테스트 당일, OFE 내에 있는 한 교실에서 약 15명의 사람과 함께 간단한 설명을 듣고 테스트를 보게 되었어요. 모든 테스트는 컴퓨터로 진행되고 OFE 등록 번호가 있어야만 시작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명찰을 챙겨가야 해요. 컴퓨터 이외에도 계산기와 간단한 필기를 할 수 있는 필기구, 메모장이 제공되므로 추가로 준비해 가야 할 것은 없었어요.

   테스트는 '도표/그래프 분석 - 수학 능력 평가 - 읽기 능력 평가'로 크게 세 가지 항목이 있고 각각의 항목마다 세부 항목으로 약 30개의 문제가 포함되어 있었어요. 문제는 실제 작업 환경에서 사용될법한 것을 주제로 구성되어 있었어요. 예를 들어 기준이 적힌 표를 제시하고 크레인 각도와 도구에 따른 물체의 높이를 구하는 문제나 일주일 간 초과 근무한 시간 계산, 작업 중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근로 계약서 중 어떤 조항을 참고해야 하는지 등을 묻는 형태로 모두 5지 선다형이었어요.

   도표/그래프 분석이나 수학 능력 평가는 몇가지 까다로운 문제를 제외하면 대체로 쉽게 풀 수 있는 난이도였어요. 심지어 뜻을 모르는 단어가 많이 있어도 보기 값을 참고해 눈치껏 도표나 그래프를 분석한 뒤 답을 유추해 낼 수 있었어요. 하지만, 읽기 능력 평가는 아주 아주 어렵게 느껴졌어요. 일상적으로 쓰이는 단어로만 이루어진 글도 매끄럽게 읽기 힘든데, 직업과 관련된 용어가 섞인 글은 이해하는데 꽤 많은 시간이 필요했어요. 수능 언어 영역처럼 글을 꼼꼼하게 읽을 필요가 없는 기본적인 문제들이 나왔지만, 단어가 익숙하지 않으니 대충 읽고 문맥을 파악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있었어요.

   테스트는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총 3시간 동안 진행되었는데 누구든 시간 안에 완료하면 먼저 떠날 수 있었어요. 앞서 진행된 두 항목은 1시간도 안 되어서 다 풀었지만, 읽기 능력 평가에서 꽤 오랜 시간을 사용했어요. 테스트 시작 후 약 1시간 30분이 지나자 테스트를 마친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기 시작하더니 내가 테스트를 마쳤을 때는 교실에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어요. 마지막에 서두르긴 했지만 찍지 않고 모든 문제를 풀었다는 게 뿌듯했어요.

   테스트를 마친 후 몇 개나 맞았는지 결과가 궁금했지만, 따로 점수를 확인할 수는 없었어요. 테스트 제출 후에 교실에 있는 직원에게 말한 뒤 다음 과정인 'Employment Development Plan'을 예약했어요. Employment Development Plan은 그동안 상담했던 정보와 테스트한 결과를 바탕으로 직업 컨설턴트와 1:1로 어떤 직업을 구할 것인지, 어떤 교육을 받을 것인지 등을 결정하고 계획하는 과정이에요. 이후 상담 결과에 따라 최대 12주까지 직업 교육과 구직 활동을 지원받을 수 있어요.

   캐나다에서 지내고 일하면서 단순한 기술 보다는 어느 정도 전문성이 따르는 기술을 배워야 경력도 인정받을 수 있고 임금도 상승한다는 걸 느꼈어요. 안타깝게도 바리스타는 능력이 좋아도 높은 임금을 주면서까지 데려갈 만한 카페가 드물고 임금 상승도 어느 정도 한계가 있으므로 현재는 좋은 선택이 아닌 것 같아요. 상담 시간이 되면 새로운 기술을 배워보고 싶다고 말하고 어떤 옵션이 있는지 물어볼 생각이에요. 점점 따뜻해지는 날씨처럼 내 앞날에도 따뜻한 햇볕이 비추길 바라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