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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 인터뷰 기회를 얻게 된 후 함께 첫 인터뷰를 보았던 친구에게 연락해보았어요. 아쉽게도 그 친구는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했어요. 농장이 대중교통으로는 갈 수 없는 곳에 있어서 인터뷰를 보기 위해서는 당장 다른 차편을 구해야 했어요.


   급한 마음에 지금은 서비스를 안 하지만, 그때 당시는 운영 중이었던 자동차 쉐어 서비스 Car2go를 이용해 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한국에서 운전면허를 취득할 때 말고는 운전대를 잡아보지 않아서 안전을 위해 다른 친구에게 부탁해보기로 했어요. 인터뷰 기회를 놓칠까 봐 많이 걱정했는데 다행스럽게도 함께 수업을 들었던 다른 친구 한 명이 흔쾌히 농장까지 운전해주겠다고 했어요.


   두 번째 인터뷰 당일, '난 할 수 있다'를 계속 되뇌며 농장에 도착했어요. 첫 인터뷰 때 만났던 HR 매니저와 메인터넌스 팀 매니저 그리고 농장 매니저가 날 기다리고 있었어요.


두 번째 인터뷰 그리고 새 차 구입


   메인터넌스 매니저는 질문에 앞서 내가 고용될 경우 하게 될 일들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해주었어요. 그리곤 이런 것들과 관련된 경험이 있는지 물어보았어요. 직접적으로 관련된 경험이 아무것도 없었지만, 카페에서 일할 때 커피 머신을 분해해 청소했던 경험, 캐나다 구스에서 일할 때 재봉틀을 관리했던 경험 등을 있는 그대로의 진실 80%와 잘 포장한 진실 20%로 섞어 최대한 관련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대답했어요.


   이 질문 이외에는 학교에서 공부하며 새롭게 알게 된 것은 무엇이 있었는지, 군대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그리고 그 경험으로 어떤 것을 배웠는지, 일하다가 동료와 마찰이 생기면 어떻게 해결하는 편인지, 평소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떻게 푸는지 등 그다지 어렵지 않은 질문을 받았어요.


   인터뷰 과정을 모두 지켜본 농장 매니저는 메인터넌스 매니저와 짧은 대화 후 고용의사가 있다고 말해주었어요. 그리곤 계약과 관련해 HR 매니저가 더 자세히 이야기 해줄 테니 들어보고 괜찮다면 서명하고 당장 내일부터 함께 일하면 좋겠다고 말하면서 내게 악수를 청한 후 떠났어요.


   농장 매니저가 OK 사인을 주고 떠난 후 긴장감이 흘렀던 인터뷰 분위기는 한결 가벼워졌어요. 매인터넌스 매니저는 자신이 호주 딸기 농장에서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 경험을 이야기해 주며 누구나 처음은 낯설고 힘들다고 격려해주었고 HR 매니저는 자신의 남편과 아들도 Trade 직군에서 일하고 있다며 내 첫걸음을 응원해준다고 말해주었어요.


   HR 매니저가 제시한 계약은 Maintenance Labour 타이틀의 6개월 계약직으로 월~금 8:00~4:30 Full-time 잡이었어요. 이후 회사의 사정과 내 업무 수행능력에 따라 계약이 연장될 수도 있다고 알려주었어요. 비록 정규직은 아니었지만, 이전 직장에서 받던 시급의 약 2배를 받으면서 경력까지 쌓을 수 있는데 거절할 이유가 없었어요.


   HR 매니저는 당장 내일부터 일하길 바랐지만, 나는 이렇게 갑자기 일하게 될지 예상하지 못했다며 2주 후부터 시작해도 되겠냐고 양해를 구했어요. 물론 가능하다며 흔쾌히 수락해주었고 기쁜 마음으로 계약서에 서명하고 자리를 나섰어요.


캐나다 새 차 구입


   기분 좋게 구직은 성공했지만, 차를 사고 운전 연습까지 2주안에 마무리 해야 했어요. 그나마 다행인 건 구직 활동을 하며 타지역에 직장을 구할 것을 대비해 중고 자동차 시장을 둘러보며 구직이 확정되면 계약하려고 마음에 담아 두었던 차가 몇 대 있어서 바로 전화를 하고 시승을 해볼 수 있다는 점이었어요. 가격을 고려해 5대 정도를 후보군에 넣어 두었기에 타보고 중 하나를 고르는 건 큰 어려움이 없을 거라 생각했어요.


   설레는 마음으로 첫 시승을 하러 가 운전자석에 올라탔는데 이때 미처 생각지 못했던 변수가 발생했어요. 머리가 천장에 닿아버린 거예요. 딜러는 카 시트를 조절할 수 있다며 버튼을 눌러보았지만, 이미 시트는 바닥까지 내려가 있는 상태라 더이상 내려가지 않았어요. 나도 당황하고 딜러도 당황하고...


   딜러는 혹시 다른 차에도 앉아보겠냐며 나름 큼직한 SUV들을 보여주었어요. 하지만, 덩치가 큰 차들이라도 헤드룸에는 큰 차이가 없었어요. 이후 시승 예약을 했던 다른 차들도 타보았지만, 모두 충분한 헤드룸이 없어 운전하려면 시트를 뒤로 많이 눕혀 누워서 운전하듯 해야 했어요. 이렇게 시동은 켜보지도 못하고 운전 없는 시승기를 마쳤어요.


   집으로 돌아와 Kaya와 함께 다시 자동차를 검색하기 시작했어요. 이전에는 안전성과 디자인, 편리성 등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단지 넉넉한 헤드룸에만 초점을 맞춰 검색했어요. 대형 SUV가 주로 검색되었지만, 중형 SUV도 몇 대 보였어요. 브랜드나 디자인은 생각하지 않고 예산과 헤드룸 41.5인치 이상, AWD라는 조건만 만족하면 시승해보기로 했어요.


   검색하며 알게 된 점인데 기술이 발전하며 공간 활용 능력이 높아져서 그런지 같은 차라도 비교적 최근에 생산될수록 헤드룸이나 레그룸이 더 넓었어요. 원래 세웠던 계획은 네 바퀴로 잘 굴러가고 사이드미러가 테이프로 고정되어 있지 않으며, 모든 창문이 멀쩡하게 붙어있는 중고차를 사서 2~3년 타다가 조금씩 좋은 차로 업그레이드하는 거였는데, 내 비이상적인 앉은키에 맞는 차를 사려면 예산을 높여 비교적 최근에 생산된 차를 사거나 가족형 대형 SUV를 사야 했어요.


   연비를 생각해 최근에 생산된 중형 SUV를 사기로 하고 다시 시승을 시작했어요. 가격이 높아진 만큼 일시불이 아닌 할부로 사야 했는데 계산기를 두드리다 보니 할부로 4~5% 이자율을 내면 결국 최종적으로 내는 금액이 새 차를 일시불로 살 때와 비교했을 때 비슷하거나 살짝 낮은 수준이라는걸 알게 되었어요. 이 시기가 신용도에 따라 할부 이자를 60개월까지 0~1.5%로 받을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하던 때라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파이낸싱 부서에 새 차를 살 경우 할부 이자를 얼마까지 받을 수 있는지 물어보았어요. 파이낸싱 담당자는 우리가 차 값의 10%를 다운페이하고 잡 오퍼 레터나 지난 3개월 페이 스터브를 제출한다는 가정하에 60개월 0% 할부를 받을 수 있다고 알려주었어요.


   이후 딜러에게 다른 브랜드에서는 84개월 0% 할부 이벤트를 진행 중이고 그쪽 브랜드 차가 더 마음에 들지만, 네가 좋은 딜을 제시해주면 이곳에서 바로 계약을 하겠다고 말하며 흥정을 시작했어요. 몇 차례 실랑이 끝에 세금, 환경 부담금 등을 다 포함해서 처음 가격보다 $5,000 정도를 깎고 윈터 타이어도 받는다는 조건으로 계약을 했어요. 


   5% 할부로 차를 사면 최대한 빨리 갚아 이자를 조금이라도 덜 낼 계획을 갖고 있었는데, 60개월 0% 이자율이라 빨리 갚을 필요도 없고 새 차라 워런티도 부품에 따라 5~10년간 제공되었어요. 급하게 산 것 치곤 나름 흥정을 잘한 것 같아 Kaya와 만족하며 딜러십을 나섰어요.


다음 글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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