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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직장에서도

 

그리고 이번 직장에서도

 

메인터넌스 팀의 파워는 막강해요.

 

업무는 크게 기계 관리 및 유지와 수리로 나눌 수 있는데

 

존재감을 확실히 뽐낼 수 있는 상황은

 

역시나 기계가 고장났을 때에요.

 

-

 

기계 관리 및 유지는 플래너가 짜 놓은 스케줄을 따라 움직이기에 예측할 수 있지만,

 

기계가 고장 나는 것은 예측할 수 없기에 근무중 무전기 콜이 오면 긴장을 하게 돼요.

 

- -

 

하지만,

 

긴장감 속에서도 이 일이 재미있는 점은 매번 다른 상황이 펼쳐진다는 거예요.

 

같은 기계라도 고장 나서 멈추거나 버벅대는 이유를 조사하다 보면 원인이 다 다르고

 

해결하는 방법과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도 사람마다 다 달라요.

 

- - -

 

그렇기에 메인터넌스로 일할 때 잘 맞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극명히 나뉘어요.

 

일을 하다 보면, 누구는 친구로는 참 좋은데 코워커로서는 별로야 라는 소리는 자주 듣게 돼요.

 

저는 그 사람이 일을 못하는 게 아니라 접근 방식이 다른 것이라고 생각해요.

 

- - - -

 

Blame Game.

 

내가 이상한 사람들만 만났던 건지,

 

아니면 원래 이 필드가 이런 문화인 건지.

 

서로가 서로를 탓하고 깎아내리는 의미를 담은 말을 아주 흔히 들을 수 있어요.

 

"You know who did that."

(너 누가 저래 놨는지 알잖아~)

"He is working on it. Now we know what's gonna happen next."

(쟤가 일하고 있어. 하... 나중에 우리가 또다시 손봐야겠네.)

"Well, you know him."

(너 걔 알잖아. 일 못하는 거)

 

물론 직접적인 표현은 아니지만,

 

뉘앙스를 보면 '나라면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너라서야.'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어요.

 

이제는 익숙해져서 그냥 한 귀로 듣고 흘리지만,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었어요.

 

모두가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존중보다는 '내가 최고다! 난 맞고 넌 틀렸어.'라는 마인드를 가진 사람을 더 쉽게 찾을 수 있어요.

 

- - - - -

 

이런 개성 강한 사람들이 하나가 되는 시간이 있어요.

 

메인터넌스 vs 메인터넌스가 아닌,

 

메인터넌스 vs 다른 부서가 될 때예요.

 

메인터넌스 팀이 다른 부서로부터 콜을 받을 때는 주로 기계가 고장 났을 때에요.

 

그곳으로 가면, 기계를 작동하던 오퍼레이터가 있고 상황을 설명해주곤 해요.

 

당연한 말이지만, 보통 메인터넌스 팀은 오퍼레이터에 비해 기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경험도 많아요.

 

그래서인지 그 상황에서 만큼은 메인터넌스가 갑이 되고 오퍼레이터가 을이 된 것 같은 상황이 연출돼요.

 

사실 메인터넌스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건데, 그런 갑을 상황을 즐기는 사람이 꽤 있어요.

 

- - - - - -

 

갑이된 상황을 즐기는 못난 사람들은

 

기계를 고치고 메인터넌스 오피스로 복귀하는 길에 오퍼레이터를 무시하는 말을 하곤 해요.

 

그들은 알지도 못하면서 기계만 고장 낸다.

버튼만 누르는 애들이다.

자꾸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바보들이다. 등등...

 

물론 아무에게나 이런 정신 나간 말을 하진 않을 테고 제법 친해졌다고 생각하기에 내게 이런 말을 하는 거겠지만,

 

이런 헛소리를 들을 때마다 불쾌한 기색을 내비치며,

 

그들은 그들의 일을 하고 우린 우리의 일을 할 뿐이야라고 말해주면,

 

다음부터는 나와 거리를 두기 시작해요.

 

처음엔 이렇게 몇몇 코워커들과 멀어지는 게 불편하기도 했고 걱정도 되었지만,

 

모든 사람과 친해질 수는 없고, 그를 위해 나 자신을 희생할 필요는 더더욱 없다는 생각을 한 뒤로는

 

오히려 그런 부류는 알아서 떨어져 나가 주니 한결 마음이 편해요.

 

- - - - - - -

 

전 다른 사람이 절 존중해주길 바라요.

 

그렇기에 받고 싶은 대로 다른 사람에게도 똑같이 대해 주려고 노력해요.

 

- - - - - - - -

 

새로운 곳에서 일한 지 이제 막 한 달이 넘었어요. 

 

이번 회사에서는 존중이 많을까요?

 

아니면 무시가 많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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