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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용된 후 3일간의 트레이닝을 받고 8월부터 본격적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이곳은 인테리어가 카페라기보다는 레스토랑에 가까웠는데, 기존에 있던 레스토랑을 인수해 최소한의 리노베이션만 한 후 다시 오픈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카페 시스템도 일반적인 카페와는 달랐는데, 손님과 바리스타 사이에 서버를 두고, 서버가 주문을 받아오면 바리스타는 커피만 만드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주로 이탈리안 스타일 커피와 여러 종류의 티 그리고 샌드위치를 판매했고, 스페셜 메뉴로는 사이폰 커피와 하이티를 판매했다.


사이폰 커피 (퍼콜레이터 커피)


위니펙 카페




사이폰 커피는 커피 추출 도구를 이용해 만드는 커피로, 물이 담긴 아래쪽 플라스크와 커피 가루가 있는 위쪽 플라스크를 밀착 연결한후, 아래쪽 플라스크를 가열하면, 진공 상태에서 물이 증발하며 위쪽 플라스크로 이동하게 되고 커피와 섞이게 된다. 대나무 스틱으로 커피와 물이 잘 섞이도록 저어준 후 약 45초 뒤에 열원을 제거하면 우러난 커피가 필터를 통과해 다시 아래쪽 플라스크로 내려오게 된다.



 하이티 (High Tea)



위니펙 카페




하이티는 영국인들이 오후 5~6시에 홍차를 마시는 티타임(Tea Time)을 부르는 호칭이다. 주로 샌드위치와 스콘, 디저트류가 2~3층의 Tea Stand에 올려져 차와 함께 제공된다. 주로 고급 디저트 세트 메뉴로 판매되고 있다.


 


  이탈리안 스타일 커피를 만드는 건 카페 경력이 있었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적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샌드위치와 하이티를 만드는 데엔 쉽게 적응하기 힘들었다. 오너는 중국인 부부였는데, 두 분 다 원하는 것이 너무 달라 누구와 함께 일하는지에 따라 같은 메뉴를 만드는 데에도 다른 방법이 요구됐기 때문이다. 심지어 같은 메뉴에 들어가는 재료를 다르게 가르쳐주는 경우도 허다했는데, 그럴 때마다 어필해봤지만, 서로 자신의 말이 맞다고 할 뿐 레시피를 하나로 통일시킬 생각은 하지 않았다.


위니펙 카페                         위니펙 카페

  근무 중 만들었던 라떼 아트


  카페의 위치는 나쁘지 않았지만, 카페와 어울리지 않은 너무 고급스러운 분위기 때문인지 장사가 썩 잘되진 않았다. 커피의 가격도 한몫했는데, 가격이 일반 카페의 1.5 배에서 많게는 2배까지 비쌌다. 손님은 날이 갈수록 줄어들었고, 어떤 날은 8시간 근무하는 동안 5잔의 커피도 못 판 적이 있었다. 손님이 찾지 않는 카페에 출근한다는 건 내게 엄청난 곤욕이었는데, 카페에서 일하면서도 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만들지 못 한다는 게 너무 힘들었다. 출근해서 만드는 커피가 10잔 미만인 날이 점점 늘어났고, 예민해져 있는 오너의 눈치를 보며 청소 하는 게 오히려 주 업무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오너는 날 Full-time Worker로 고용했으면서도 계속 주 20시간 미만의 쉬프트를 주었다. 업무에서 불만을 계속 느껴오던 차에 약속받은 쉬프트도 지켜지지 않아 난 다시 이직을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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