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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추석엔 무얼 먹어야할까?

다니는 짐에 몇 개월 전부터 서로 의식하기 시작한 남자가 한 명 있어요.


키도 190 정도로 저와 비슷해 보이고 체형도 큰 차이가 없어서 어떤 운동을 하는지 유심히 보곤 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인가부터는 그 사람도 날 의식하더니 요샌 만나면 눈짓인사 정도는 하는 사이가 되었어요.


한 번씩 운동하는 부위가 겹치는 날엔 나란히 앉아 운동하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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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후 평소 헬스장에 가는 시간보다 늦게 가다 보니 짐엔 낯선 얼굴들 뿐이었어요.


그러다 어제 오랜만에 '의식남'을 만났고 반가운 마음에 처음으로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Oh man, you're alive."


"Hi, yeah :) I moved to new place a few days ago. So I come to work out later than my usual time."


"I see, good luck"


그 후 오랜만에 만난 '의식남'을 의식하며 폭풍 운동을 시작했어요.


역시 경쟁자가 있으니 운동도 더 잘되고 평소 10번 들걸 11~12번 들며 모든 힘을 쏟아부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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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음 날, 9시에 울리던 알람을 끈 기억이 있는데, 눈을 떴을 땐 오후 2시였어요.


Kaya는 이미 출근했고 혼자서 2시까지 잠자고 있었던 거예요.


주로 10시부터 블로깅을 시작하는데 4시간이나 지난 후였어요.


어젯밤 너무 무리했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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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추석엔 무얼 먹어야할까?


늦잠을 자서인지 그날따라 블로깅이 하기 귀찮아졌어요.


그래서 무엇을 할까 생각하다 문득 얼마 전 한인 마트에서 샀던 미역과 연근이 생각났어요.


생각해보니 며칠 뒤면 한국은 추석이니 Kaya가 퇴근하기 전에 깜짝 선물로 한국 음식을 몇 가지 만들어보기로 마음먹었어요.


Kaya가 연근 조림을 좋아하는 걸 알기 때문에 맛있게만 한다면 분명 기분 좋은 깜짝 추석 선물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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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근 조림 만들기

연근 조림


연근 한 개 / 소스 : 간장 8숟갈, 꿀 5숟갈, 설탕 1숟갈, 물 1.5컵


1. 껍질을 제거한 연근을 알맞은 크기로 썰고 냄비에 담아 식초 3숟갈을 넣고 약 10분간 삶아요.


2. 삶아진 연근을 프라이팬에 담고 소스를 넣은 뒤 끓여요.


3. 소스가 끓기 시작하면 불을 약하게 줄이고 계속 조려요.

(처음부터 꿀을 넣지 않고 소스가 다 졸여질 때쯤 넣고 버무리면 쫀득한 연근 조림을 만들 수 있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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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트볼 미역국 만들기

미역국


미역 반 컵, 참기름 1숟갈, 미트볼 7개, 간장 2숟갈, 마늘 1숟갈 소금


1. 미역은 찬물에 불린 뒤 알맞은 크기로 잘라 놓아요.


2. 쇠고기를 넣으면 좋으련만 장 봐둔 고기가 없으므로 쿨하게 소고기로 만들어진 미트볼을 넣기로 해요.

미트볼을 냄비에 넣고 참기름과 함께 볶다가 어느 정도 익어가면 불린 미역과 간장을 함께 넣고 볶아요.


3. 미역과 미트볼이 어우러지면 물을 붓고 마늘을 넣은 뒤 끓어 오를 때까지 센 불로 둬요.


4. 국이 끓기 시작하면 약불로 바꾸고 약 10~15분 정도 은은하게 끓인 뒤 소금으로 간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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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래기 무침


말린 시래기, 참기름, 소금, 간장


1. 말린 시래기를 물에 넣어 약 30분간 불려요.


2. 불린 시래기를 끓는물에 소금 한 꼬집과 함께 넣고 약 10~15분간 끓여요.


3. 끓여서 부드러워진 시래기를 찬물에 헹구고 먹기 좋게 자른 뒤 참기름, 간장, 소금으로 간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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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잡채 만들기

잡채


당면 세 뭉치, 돼지고기 500g, 당근 2개, 냉동야채 한 주먹, 참기름, 간장


1. 끓는 물에 당면과 함께 기름 10방울 정도 넣고 익을 때까지 끓여요.


2. 당면을 끓이는 동안 채칼에 썬 당근을 익을 때까지 볶아요.


3. 돼지고기도 얇게 썬 뒤 후추로 간을 하고 볶아주어요.


4. 피망, 어묵, 양파 등 다양한 야채를 듬뿍 넣으면 좋겠지만, 사둔 재료가 없으므로 냉동 야채를 한 주먹 꺼내 볶아주어요.


5. 당면과 볶아둔 재료들을 큰 그릇에 담고 간장과 참기름으로 간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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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있는 재료로 그나마 한국 음식이라 할 수 있는 미역국, 시래기 무침, 연근 조림, 잡채를 만들어봤어요.


사실 추석 음식이라 부르기 민망하지만, 평소 한식을 잘 해먹지 않기 때문에 이 정도 구성으로도 추석 기념상이라 부를 수 있을 거 같아요. 오랜만에 먹는 한식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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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온 카야가 연근 조림을 발견하곤 해맑게 웃어주어 기분이 좋았어요.

(이렇게 또 점수를 얻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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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네 치킨, 지코바 매운맛, 호떡, 샤브샤브, 닭꼬지, 추어탕, 장어탕, 멸치국수, 만두, 족발, 마포 갈매기 매운맛, 바보 형제 주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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