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용접을 배우게 되다!

   일할 때 미리 계획을 짜고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걸 좋아하는 스타일이지만, 저니맨의 일을 도와줄 때를 제외하곤 개인적으로 프로젝트를 할당받지는 못했어요. 돈을 버는 것도 이곳에서 일하는 하나의 이유였지만, 기술을 배워 계속 학교에 다니며 실력을 늘리는 게 더 큰 목적이었기에 일이 없어 청소를 하거나 Minor repair만 하는 날은 몸은 편해도 마음이 너무 무거웠어요.

   일을 시작한 지 한 두 달이 지나면서 샵에 있는 저니맨들의 성향도 조금씩 파악하게 되었어요. 저니맨들 중에는 만화에서나 나올듯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 있었는데, 다른 사람을 전혀? 배려하지 않고 입과 행동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거친 데니스가 바로 그 주인공이에요. 뭐 당연한 결과지만, 다른 팀원들도 데니스의 성격 때문에 그와 함께 일하는 걸 그리 반기지 않았어요.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배움에 목말라 있는 나에겐 이런 데니스가 하나의 금줄처럼 보였어요. 데니스와 함께 처음 일한 날, 잦은 실수로 별의별 욕설을 들으며 '다시는 함께 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생각했지만, 가만 생각해보니 이렇게 문제가 많은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회사에서 따로 조치를 하지 않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어떻게든 장점을 찾아내 보자는 생각에 딱 세 번만 더 함께 일해보기로 했어요.

   그 후 매일 아침 가장 먼저 데니스에게 도움이 필요한지 물어보았고, 데니스는 이런 상황이 익숙하지 않은지 처음엔 무시하다가 나중엔 도움이 필요하면 부를 테니 그만 좀 물어보라며 화를 냈어요. 그리고 정말로 며칠 뒤 퇴근하려고 준비하는 내게 내일부터 며칠간 도움이 필요하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오라 했어요. 그렇게 웰더(용접공) 데니스와의 인연이 시작되었어요.

   함께 일하는 동안 내가 실수하거나 모르는 게 있으면 데니스가 화를 내고 욕을 할 거란 걸 이미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얼굴이 벌게지면서까지 언성을 높여도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Sorry! :)'하곤 흘려보냈어요. 하지만, 같은 실수는 반복하지 않기 위해 모르는 게 있으면 물어보고 데니스가 극도로 흥분해있어서 물어보기 애매한 상황에는 다른 저니맨들에게 물어보며 점점 지식을 쌓아갔어요.

   내가 질문을 하면 처음엔 'I'm not your f*cking teacher.'하고 대답하던 데니스도 내가 계속 무시하고 질문을 하자 조금씩 대답해주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가끔 다음날에는 내가 공부를 했는지 심화 질문을 던지기도 했어요. 내가 정답을 말하면 'Basic' 하며 무심하게 넘어갔고 틀리면 'F*cking lazy boy.'라고 말하며 최소 두 번 이상의 'Stupid'라는 단어를 설명에 포함해 답을 알려주었어요. 이런 게 데니스의 표현방식이란 걸 알고 난 후론 아무리 데니스가 욕을 해도, 악을 질러도, 행동을 뭣같이 해도 단 1의 감정도 동요되지 않았어요.

   이후 데니스는 나의 쏟아지는 관심표출에 일이 생길 때마다 나를 우선순위로 데려가기 시작했고 나도 그런 데니스와 함께 일하며 조금씩 웰딩(용접)에 대한 지식을 쌓아가기 시작했어요. 용접에 흥미를 갖기 시작했지만, 학교가 아니므로 직접 해보며 배울 수 있는 시간은 없었고 옆에서 지켜보는 게 다였어요. 그런데 내 마음을 읽기라도 한 건지 Farm manager가 매주 금요일 데니스에게 용접을 배워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해주었어요. 사실 데니스에게 용접을 가르쳐볼 생각이 있냐고 물었을 때 하겠다는 대답이 돌아와 엄청 놀랐다며, 힘들 수도 있지만 한번 해보라며 응원해주었어요. 내 대답은 당연히 Yes였고 그렇게 한평생 경험하게 될 거라곤 생각도 못 해본 용접을 배우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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