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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 인터뷰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팀홀튼에서 전화가 왔다. 캐나다에서는 레쥬메를 내고 한 달이 지난 후에도 연락 온다는 말을 듣긴 했는데, 레쥬메를 냈던 카페에서 연락이 오지 않아 대책으로 다른 곳에 레쥬메를 넣고 있던 내겐 정말 반가운 전화였다. 전화상으로 왜 팀홀튼에 지원했는지, 비자 기간은 얼마나 남았는지 그리고 팀홀튼에서 좋아하는 메뉴가 있는지 등을 묻는 간단한 1차 인터뷰를 봤다. 내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아니면 기를 쓰고 말하는 내가 안쓰러웠는지 매니저는 내게 2차 인터뷰를 보자고 말했다



  2차 인터뷰는 팀홀튼 매장에서 진행되었다. 매니저 2명과 인터뷰를 봤는데, 그들은 내게 한국에서 대학 다닐 때 전공이 뭐였니?, 왜 그 전공을 선택했니?, 그 전공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줄래? 등의 예상 밖의 질문들을 했다. 커피와 관련된 인터뷰 예시와 팀홀튼에 관한 것들을 공부해 간 내게 이 질문들은 너무 어렵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최대한 아는 단어를 총동원해 내 생각을 표현하려 노력했고, 고맙게도 그들은 내게 용기를 붇돋워 주며 미소와 함께 들어주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2일 이내에 인터뷰 결과를 전화로 알려주겠다는 대답을 듣고 집으로 왔지만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았다.


  2차 인터뷰를 본 다음 날 저녁 떨어질 거라 생각했던 팀홀튼에서 전화가 왔다. 뽑지 않을 거라면 전화를 하지 않았을 텐데? 하는 마음에 반갑게 전화를 받았는데, 3차 인터뷰를 보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매니저는 내게 내일 오후 3시에 Practical Interview를 보고 싶다며 가능한지 물었고, 가능하다고 말하자, 실제로 채용되면 어떤 일을 하게 되는지 보게 될 거고 가능하다면 음료 제조와 틸을 경험해 볼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너무 까다롭게 뽑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직원을 까다롭게 뽑을수록 같이 일하는 입장에서는 후에 질 높은 코워커들이 생길 거란 걸 알기에 채용만 된다면 오히려 더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Practical Interview 당일 약 3시간 동안 실재 직원들과 함께 일하게 됐다. 몇 개월 전의 일이라 지금은 이름이 기억나지 않지만, 약 3년간 일하고 있다는 한 분이 나와 계속 함께해주며 아주 기초적인 부분부터 자세하게 알려주셨다. 이때 난 처음으로 팀홀튼에서는 에스프레소 머신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처음 접하는 영어 틸은 혼돈 그 자체였지만, 손님이 원하는 만큼의 설탕과 크림을 넣고 Brewed Coffee를 따른 후 섞어 내보내는 방식의 바 업무는 카페 일을 해왔던 내겐 식은 죽 먹기였다. 중간에 갑자기 손님이 많이 몰렸을 때엔 커피와 티 종류는 모두 내가 만들었을 정도로 금세 적응했었다. 정신없이 움직이다 보니 약속했던 3시간보다 1시간이나 더 지나있었다. 매니저가 오늘 열심히 해주어서 고맙다고 말하며, 내일 안으로 전화를 준다고 말했다. 날 트레이닝 해준 분도 왠지 조만간 널 여기서 볼 것 같다며 매니저가 분명 연락할 거야 하고 말해주었다.


  칭찬에 기분 좋아하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돌아왔고, Kaya에게 오늘 있었던 일들을 신이 난 채로 말해주었다. 그리곤 어떻게 출퇴근할지 버스 편도 알아보고, 팀홀튼에서 일했던 사람들이 써놓은 글도 읽으며 김칫국을 사발로 들이켰다. 하지만 연락을 주기로 했던 날 내 휴대폰은 잠잠했고, 그 다음 날도 역시 잠잠했다. 난 설레발을 반성하며 다시 구직 생활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겸손... 절대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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