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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에서 위니펙으로 가는 비행기가 아침 일찍 예약되어 있었기 때문에 새벽 4시부터 일어나 준비를 마치고 공항으로 향했다. 전날 진영이와 늦게까지 이야기 나누다 숙소에 들어와서 잠깐 눈을 붙인 게 다였지만, 긴장감 때문인지 피곤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국내선은 셀프 체크인도 가능해서 맡겨 두었던 짐을 찾은 뒤 서둘러 티케팅 했다. 티케팅 후 수하물을 붙이러 갔는데, 여기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인천공항에선 문제없이 통과되었던 Kaya의 이민 가방이 무게 초과로 걸린 것이다. 부랴부랴 Kaya의 가방에서 내 가방으로 이것저것 짐을 옮기고, 기내에 들고 갈 수 있는 것들은 꺼냈는데도 여전히 1kg 정도가 초과 되었다. Kaya와 뭘 버려야 하나.. 하며 고민에 휩싸여 있었는데 다행히 검사관이 1kg 정도는 괜찮다며 받아주었다.
공항에 일찍 온 덕에 해야 할 일을 모두 마치고도 1시간가량 여유가 남아 간단히 허기를 달래기로 했다. 머핀과 커피를 사 Kaya와 나누어 먹고, 비행기에서 화장실 가는 건 불편하니 이곳에서 미리 다녀왔다. 그러다 보니 30분이 훌쩍 지나갔고 서둘러 탑승장으로 갔다. 그런데 또다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탑승 전 소지품 검사를 하는 줄이 생각보다 너무 긴 것이었다. 탑승 완료 시간까지는 30여 분밖에 남지 않았는데, 검사관은 탑승자들의 소지품을 하나하나 세세히 검사하고 있었다. 비행기를 놓치면 어쩌지 하는 생각에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줄에 서 있으면서 공항에서 여유 부리며 커피를 마시던 일, 화장실에 다녀온 일 등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정말 1분 1초가 소중하게 느껴졌던 시간이었다. 탑승 완료 시간을 약 5분 남기고 우리의 소지품 검사가 끝났고, 우리는 검사관에게 우리가 타야 할 비행기가 있는 위치를 묻곤 탑승구로 냅다 뛰었다. 다행히도 우리의 탑승장은 검사대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다. 허겁지겁 뛰어오는 우리를 반가운 미소로 스튜어디스가 맞아주었다.
벤쿠버 상공 ◀ - ▶ 위니펙 상공
밴쿠버에서 위니펙으로 가는 약 1시간 30분의 비행시간 동안 여러 가지 생각들이 머릿속을 가득 메웠다. 새로운 곳에서의 경험에 대한 기대감과 떨림도 있었지만, 사실 불안한 미래에 대한 걱정도 무시 못 할 정도로 컸다. 인생엔 정답이 없다 하지만, 영주권 취득을 목표로 온 내 위니펙 생활은 어느 정도 모범 답안이 있는 거나 다름없었다. 앞으로 1년, 1년 후 환하게 웃는 내가 되길 바라본다.
#위니펙 #밴쿠버 #영주권 #캐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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