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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이력서를 냈던 곳 중 한 곳에서 연락이 와서 인터뷰를 보고 왔어요. Academy Road에 있는 피*리아 구*토(Pi***ria Gu*to)라는 이탈리안 피자 가게인데 가게를 확장하면서 기존에 식사 후 서비스로 나가던 커피를 판매하기로 하고 전문 장비를 들여오면서 바리스타가 필요하게 되어 구인 광고를 올렸다고 했어요.
과거 인터뷰를 봤던 경험을 떠올려 보면 "우리 가게에 대해 어떤 걸 알고 있니?", "왜 우리 가게에 지원했니?", "왜 우리 가게에서 일하고 싶니?" 중 하나는 반드시 물어보았기 때문에 먼저 이 레스토랑이 어떤 곳인지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해봤어요. 웹사이트나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조금만 둘러보면 레스토랑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나 메뉴, 평가를 쉽게 알 수 있어 정말 편리한 것 같아요. 심지어 조금만 더 깊게 조사하면 레스토랑에 방문해본 적이 없더라도 마치 단골인 듯 말을 지어낼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므로 SNS를 통한 사전 조사는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사전 조사를 마치고 배경 지식을 바탕으로 인터뷰 예상 질문을 미리 만들어 본 뒤 답변을 준비해 최대한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도록 계속 중얼거리면서 외웠어요. 사실 바리스타 직업 인터뷰는 다른 사무직이나 전문직과 비교했을 때 물어볼 수 있는 질문이 한정적이고 심화 질문을 하는 경우가 드물어서 큰 부담이 없는 거 같아요.
인터뷰 당일 약속 시간보다 15분 정도 먼저 도착해 가게 주변을 걸어 다니며 분위기를 체크하고 예상 질문을 떠올리며 마지막 준비를 했어요. 이때 느껴지는 간질간질한 떨림은 언제 느껴도 짜릿한 거 같아요.
가게에 들어가 매니저 리*드와 인사를 나누고 리*드에게 레스토랑에 대한 소개와 앞으로의 운영 계획에 대해 들은 뒤 본격적인 인터뷰가 시작되었어요.
"나는 이곳의 매니저이고 바텐더로도 일하고 있어. - 중략 - 이곳은 위니펙 최고의 피자 가게 중 하나고 우린 이번에 확장하면서 아침 시간에 커피를 팔아보려 해. 그래서 바리스타가 필요해."
리*드는 정말 밝은 성격을 가지고 있었고 그 활발한 에너지와 친절한 태도에 긴장하지 않고 기분 좋게 인터뷰를 볼 수 있었어요.
"왜? 왜 우리 가게니?"
"지금은 무슨 일을 하고 있니?"
"앞으로의 계획은 뭐니?"
"어떤 커피든 다 만들 수 있니?"
"라떼 아트를 할 수 있다고 했는데, 어떤 걸 할 수 있니?"
"여기 온 지 얼마나 됐니?"
"일하게 되면 오전 일찍 와야 하는데, 가능하니?"
"우리 가게에 대해 많은 조사를 했다고 했는데 궁금한 점은 없었니?"
"커피에 설탕 넣어 마시니?"
"위니펙 좋니?"
리*드는 내가 질문에 대답할 때마다 집중해서 귀 기울여 경청해주었고 후반부에는 내 이름을 이니셜로 줄여 부르며 "앞으로 난 널 이렇게 불러야겠어! 괜찮니?"라고 물어보았어요. '오! 이대로라면 여기서 일하게 되는 건가?!'하고 생각할 때 즈음 또 한 명의 인터뷰어가 등장했어요. 두둔! 올블랙으로 맞춰 입은 강한 기운을 내뿜는 수*라는 또 다른 매니저였어요.
수*는 늦어서 미안하다고 말하며 리*드가 했던 질문을 포함해 몇 가지 질문을 했어요. 리*드는 중복되는 질문이 나올 때마다 "그건 내가 물어봤는데 큰일 할 남자는 이러쿵저러쿵 했어. 굉장하지?" 하며 나에 대해 인상 깊었던 부분을 강조하며 대신 대답해주었어요. 결국, 대부분 질문이 겹치자 수*는 "어느 레스토랑을 좋아하니?", "여기 와봤니?"등의 일상적인 질문을 했어요.
리*드와 달리 끝내 웃는 얼굴을 한 번도 보여주지 않은 시크한 수*의 질문을 마지막으로 인터뷰가 끝났고 리*드가 조만간 연락을 주겠다고 말했어요.
인터뷰를 본 후 2일 뒤 아침, 리*드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기쁜 마음으로 받았지만, "안녕? 아쉽지만 우린 널 팀에 포함하지 않기로 했어. 네가 커피와 관련된 좋은 능력을 가지고 있고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아. 하지만, 현재 우리 레스토랑에서 커피바는 아주 작은 부분 중 하나야. 너의 능력을 다른 카페에서 펼쳤으면 좋겠어. 너의 앞날에 항상 행운을 빌게. 너무 상심하지 마."라는 내용이었어요.
두둔... 이럴 수가...!! '리*드!! 너의 슈퍼 친절함은 누구에게나 베푸는 쉬운 감정이었니..??아니면 수*가 반대했니!!' 아쉽지만, 이렇게 2017년의 첫 번째 인터뷰는 구직 실패로 돌아갔어요. 느낌 좋았던 잡 인터뷰가 구직 실패로 이어지면 상실감과 실망감은 설렜던 만큼 더 배가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감감무소식이던 휴대폰에 인터뷰 전화가 왔던 것만으로도 설레는 일이고, 캐나다에 와서 처음 구직할 때와 비교했을 때 인터뷰에 임하는 마음가짐이나 태도도 달라진 것을 보고 영어 구사 능력만 빼고 많은 발전이 있었구나 하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또 어떤 인터뷰가 기다릴지 그리고 결국엔 어떤 일자리를 구하게 될지! 정말 정말 궁금해요! 구직 생활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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