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예전부터 제 블로그를 읽어 오시던 분이라면 잘 아시겠지만, 전 이렇다 한 경력이나 학력이 없는 평범한 사람이에요. 그렇다고 영어를 잘하는 것도 아니에요. 어떻게 보면 캐나다에서 안 굶어 죽고 아직 이렇게 잘 살아가고 있는 건 Kaya의 도움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1년 전, 아직 영주권을 취득하기 전이었음에도 김칫국을 두세 사발씩 들이키며 걱정하던 게 영주권을 취득한 후의 삶이었어요. '지금은 어쩔 수 없이 영주권 때문에 이런 일을 하고 있는 거야.'라고 생각하며 현 상황을 합리화하기엔 가지고 있는 능력이 보잘것없어 미래에 대한 걱정이 가득했어요.

Trade 직종 잡을 선택한 이유


-


   2개월간 구직 활동을 하며 배움의 필요성을 느꼈어요. 예전에는 할 수 있을 만한 일자리가 보이면 무조건 지원부터 했는데, 이번엔 경력이 쌓이면서 연봉도 오르고 승진 기회도 얻을 수 있는 직업만을 찾아 지원했어요. 하지만, 지원할 수 있는 곳이 한정적이었고 그나마 운 좋게 얻은 인터뷰 기회도 시원하게 말아먹으며 아무런 성과도 올리지 못했어요.


   풀타임으로 일할 수만 있어도 기뻐하던 놈이 영주권 하나 받았다고 가진 것도 없이 이것저것 재고 있는 꼴을 가만 보고 있자니 너무 웃겨서 웃음이 났어요.


- -


   '누구누구처럼 나도 경력이나 학위 없이 시작해서 성공할 수 있을 거야!'라는 헛된 희망을 품고 계속해서 부딪혀 보는 것보단 시간을 투자해 자격증이나 학위를 따는 게 현실적으로 더 맞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때부터 컬리지도 알아보고 일자리 지원 센터도 방문해보며 어떤 것을 배울지 정보를 얻어가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Trade 직종에 대해 알게 되었고 어프렌티스쉽(Apprenticeship)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알버타 주의 경제가 많이 다운되었다고는 하지만, IndeedJob Bank를 통해 검색해보니 여전히 Trade 직종의 구인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고, 앨리스(alis.alberta.ca)에서도 몇몇 관심 있는 Trade 직종이 여전히 높은 수요(High Demand)가 있다고 소개하고 있었어요.


   이거다 싶어서 포커스를 Trade에 맞춰 다시 정보를 얻기 시작했어요. 일자리 지원 센터에 방문해 상담을 받고 Kijiji를 통해 현재 Trade 직종에 종사하고 있는 분에게 조언도 구했어요. 긍정적인 답변과 조언을 기대했는데 돌아온 답변은 조심스러운 걱정이 담긴 장문의 글이었어요.


   " 이런 답변을 주게 되어 유감이야. 너도 알다시피 Trade 직종은 현재 시장 상황이 별로 좋지 않아. 심지어 경력 있는 사람들도 해고를 많이 당했어. 또한, 네가 이민자라고 소개했는데 인맥이 없다면 특별한 능력이 없는 이상, 이 직종에 발을 들이는 건 쉽지 않을 거야. 특히 요새처럼 이민자들에게 직업을 뺏기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

 

   답변을 읽고 나니 힘이 촤아악.. 빠졌어요. 한동안 패닉에 빠져 있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민자들에게 직업을 뺏기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는 건 그만큼 이 직업이 매력 있다는 걸 대변해주는 게 아닐까?'


   이렇게 근거 없는 긍정의 싹이 스멀스멀 자라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우연히 방문한 잡페어에서 Trade 직종과 관련해 정부가 지원해주는 직업 교육 기회가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더 자세히 알고 싶어 집으로 돌아와 조사를 해보았어요.


   정말 여러 단체에서 정부나 기업, 컬리지의 지원을 받아 무료로 교육을 제공해주고 있었어요. 그중 관심이 생긴 한 곳에 연락해 상담을 예약했어요.


- - -


   상담사는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과 함께 직업의 비전, 현 상황 등에 대해 꾸밈없이 현실적으로 알려주었어요. 이야기를 듣고 나니 쉽지 않은 길이 되겠지만,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어요.


   이렇게 Trade 직종에 대한 도전이 시작되었어요.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큰 관심을 두지 않던 분야였는데 이 상황이 웃기면서도 새로운 도전에 마음설렘으로 가득 차 있어요.


- - - -


   며칠 전 최종적으로 정부와 SAIT의 지원을 받아 Industrial Mechanic(Millwright) Apprenticeship 1st year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게 되었어요. 교육 과정을 주기적으로 포스팅할 예정이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가끔 들러 진행 상황도 봐주시고 응원도 해주시길 바라요!



※ 큰일 할 남자 블로그 포스팅 공유 안내

    본 포스팅에 관한 모든 권리는 '큰일 할 남자'에 있습니다. 게시글 공유는 '큰일 할 남자' 블로그에서 공유되었다는 사실을 밝히고 이 글로 연결되는 URL을 함께 첨부할 경우에만 허락하며 공유된 글은 본문의 30%가 넘지 않는 선에서만 허용합니다. 문의 사항은 댓글이나 방명록을 통해 작성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반응형
댓글
반응형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1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