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을 보러 갔다가 우연히 발견해서 한 통 사온 곤약젤리. 나름 90개입이라 꽤 오랫동안 먹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게 웬걸... 일주일이 지난 이 시점, 젤리가 한가득 담겨있던 통은 텅텅 비어버렸어요. 젤리 학살자 카야가 다녀간 길에는 오직 빈 젤리 껍질만 남아있을 뿐... - 카야가 젤리를 좋아하는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잘 먹을 줄 몰랐어요. - - '감기 걸려서 목 따가울 땐 젤리지!' '배고파서 꼬르륵거릴 땐 젤리지!' '자고 일어났으니까 젤리지!' '매운 거 먹었으니까 젤리지!' '밥 먹고 나서는 젤리지!' 카야가 젤리를 먹는 데에는 참으로 다양한 이유가 있어요. 퇴근길에 마트에 들러 카야주려고 젤리 한 통을 집어 들었어요. 이걸 보고 좋아할 카야 얼굴을 떠올리니 괜스레 미소가 지어졌어요..
계속해서 블로그에 적어왔지만, 이번 블랙프라이데이에 카야와 꽤 많은 물건을 샀어요. 모두 다른 매장(웹사이트)에서 주문했기 때문에 배송이 따로 되었는데, 이 때문에 거의 하루건너 아파트 오피스에 택배를 찾으러 갔어요. 덕분에 오피스 직원은 우리를 택배 보이, 택배 걸로 인식하기 시작했어요. 오늘은 오피스에 들어가자마자, "Parcel? You guys ordered a lot of stuff!"라며 먼저 인사를 건네주었어요. 아마 우릴 인터넷 쇼핑 중독으로 생각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예전에 살던 아파트들은 서명이 필요한 택배나 가격이 많이 나가는 물건이 담긴 택배는 오피스에서 보관해주지 않고 근처 택배 회사에서 직접 찾아가라는 노티스를 남겨주었는데, 지금 사는 곳은 오피스에서 모든 택배를 다 받아주어요...
집안일을 할 때나 작업을 할 때 라디오를 즐겨 듣는 편이에요. 라디오를 듣다 보면 굳이 TV를 보지 않아도 위니펙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있어요. - 예전엔 살아남기 바빠 나와 직접 관련된 일 외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 삶이 안정되고 나니 닫았던 귀를 열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어 라디오를 듣기 시작했어요. - - 영어가 짧아 주로 음악 라디오를 많이 듣지만, 진행자가 가끔 들려주는 위니펙 소식으로도 대략적인 정보는 얻을 수 있어요. 특히 노래 사이사이 전달해주는 이 정보들은 짧은 시간 안에 빠르게 전달해야 하므로 쉽고 명확한 단어를 사용하는데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나에겐 최고의 조건이에요. 캐나다 라디오도 출퇴근 시간에는 한국과 같이 청취자에게 현재 도로 상황을 제보받아 또..
카야와 저는 닮은 점도 많지만, 다른 점도 많아요. 평소엔 아주 친하게 잘 지내지만, 가끔 건강에 관련해선 대립 구도가 생기기도 해요. - 저는 건강 관리에 아주 민감한 편이지만 카야는 쿨한? 편이에요. 몸 관리에 관심이 많아 관련 글도 찾아보고 교육도 받으며 얻은 건강 지식을 카야에게 아무리 알려주어도 카야는 기억해주지 않아요. - - 전 몸에 안 좋다는 걸 한 번 들으면 되도록 하지 않거나 먹지 않으려 해요. 그리고 카야도 그렇게 해주길 바라는데 카야는 항상 '내게 권할 순 있지만, 강요할 순 없어!'라고 말하며 뺀질거려요. 한 달 전 즈음 라디오에서 가장 많이 반복되던 광고는 독감 예방 주사에 관한 거였어요. 캐나다에 온 이후 매년 겨울이면 감기에 걸려 코 찔찔이가 되었기에 이번엔 휴지 낭비하기 전..